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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봉 전부터 많은 관심을 모았던 엘리멘탈(Elements)은 디즈니·픽사의 또 다른 도전이자 감성적인 상상력의 확장이었다.
불, 물, 공기, 흙이라는 네 가지 원소가 살아 숨 쉬는 도시에서 서로 다른 존재들이 함께 살아가는 이야기이다.
단순한 동화 같은 설정 속에서 우리는 사회적 차별, 이해, 소통, 사랑이라는 복합적인 감정들을 마주하게 된다.
마치 인사이드 아웃 이후의 감정을 다시 꺼내보는 듯한 이 작품은, 눈에 보이지 않는 감정을 시각적으로 풀어내며 아이와 어른 모두에게 잔잔한 울림을 준다.
1. 줄거리 – 다른 세계에서 온 두 존재의 만남
엘리멘탈은 불의 원소 엠버와 물의 원소 웨이드가 중심이다. 그들이 사는 ‘엘리멘트 시티’는 네 가지 원소가 각각의 방식으로 살아가는 도시입니다. 하지만 서로 섞이지 않는다는 암묵적인 룰이 존재한다.
엠버는 이민자 가정의 딸로, 가족이 운영하는 작은 가게를 이어받기 위해 언제나 책임감에 짓눌린 채 살아간다. 반면 웨이드는 감정이 풍부하고, 타인의 이야기에 눈물을 흘릴 줄 아는 섬세한 물 원소다. 둘은 우연한 사고로 만나게 되고, 처음에는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지만 점점 서로 다른 성질을 지닌 존재가 만나 사랑하고, 변화를 받아들이는 과정을 겪는다.
가장 큰 위기는 ‘가게의 파이프가 터지며 도시 전체가 침수 위기에 놓이는 사건’이다. 엠버는 가족의 가게를 지키기 위해 애쓰고, 웨이드는 도시의 시스템 속에서 엠버를 돕기 위해 애쓴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엠버는 ‘불과 물은 함께할 수 없다’는 사회적 틀에 맞서야 하고, 웨이드 역시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드러내며 용기를 낸다. 결국 엠버는 가족과 자신의 삶, 그리고 사랑 중에서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스스로 답을 찾고, 그 답은 단순히 사랑이 아니라 나답게 살아가는 방법을 선택하는 일이 된다. 이 영화는 그렇게 한 소녀의 성장과, 두 존재의 연결을 그려낸다.
2. 느낀점 – 다름을 이해한다는 것의 의미
엘리멘탈을 보는 내내 마음이 따뜻해졌다. 디즈니 특유의 유쾌함과 픽사의 감성적인 메시지가 정말 조화롭게 섞여 있었다.
특히 감명 깊었던 건 ‘다름’이 차별이 되는 세상을 감정의 결로 아주 부드럽게 풀어냈다는 점이다.
엠버와 웨이드는 정말 물리적으로도 섞일 수 없는 존재다. 만나면 엠버는 증발하고, 웨이드는 끓어버릴 수도 있다.
하지만 그 둘이 서로를 알아가고, 이해하고, 배려하는 과정은 현실 세계의 수많은 경계와 차별을 은유적으로 담아내고 있었다.가족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책임을 다하려는 엠버의 모습은 이민 2세대 혹은 사회적 소수자로서의 압박을 상징하는 것처럼 보였고,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며 엠버에게 한 걸음씩 다가가는 웨이드는 다름을 두려워하지 않는 사랑의 모습을 그렸다. 눈물 나는 장면도 있었고, 웃음이 터지는 순간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좋았던 건 영화가 우리에게 사랑은 닮은 사람이 아니라, 서로 다른 걸 인정할 수 있는 용기에서 시작된다고 말해주는 느낌이었다.
아이들이 보기에도 충분히 따뜻하고, 어른들은 더 많은 상징과 메시지를 읽어낼 수 있는 영화였다. 오랜만에, 정말 ‘디즈니다운’ 작품을 본 것 같다.
3. 언제 보면 좋을지 추천 – 다름과 감정의 거리를 좁히고 싶을 때
이 영화를 추천하고 싶은 순간은 분명하다. 감정이 복잡할 때, 혹은 누군가와 마음이 엇갈릴 때 엘리멘탈은 조용히 길을 보여준다.
사람 관계에 지쳤을 때
이해받지 못한다고 느껴질 때, 혹은 내가 누군가를 이해하지 못해 멀어졌을 때 엘리멘탈은 그 틈을 천천히 메워준다.
특히 웨이드의 감정 표현은 감정을 숨기는 게 습관이 된 사람에게 큰 울림을 준다.
아이와 함께 의미 있는 애니메이션을 보고 싶을 때
이 영화는 아이들에게도 즐거운 상상력을, 어른에게는 묵직한 감정의 교훈을 준다. 그래서 가족 단위 관람에도 정말 잘 어울린다. 특히 ‘차이’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은 부모라면 이 영화를 매개로 많은 대화를 나눌 수 있다.
마음을 정리하고 싶을 때
내 감정을 나도 잘 모르겠고, 그저 따뜻한 무언가에 기대고 싶은 날. 이 영화는 복잡한 설명 없이 그냥 화면과 이야기 속에서 감정을 정리할 시간을 준다. 누군가에게 말하기 어려운 마음을 영화가 먼저 꺼내주는 기분이 든다.
마무리하며
엘리멘탈은 단순히 예쁜 그림의 애니메이션이 아니다.
다른 존재를 이해하는 법, 내 감정을 받아들이는 법, 그리고 나답게 살아가는 용기에 대해 조용히 이야기하는 영화다.
화려한 스펙터클 대신 잔잔한 메시지로 오래도록 마음에 남는 작품이다. 누군가와 다르다는 이유로 서로에게 선을 긋고 싶어진 날이라면 이 영화를 보며 천천히 마음의 흐름을 되돌아보는 것도 좋겠다.